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도시를 만나고 싶은가. 대만 타이난(Tainan)—2025년 한국인 인기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이 질문에 색다른 답을 제시한다. 화려함 대신 조용한 매력, 속도 대신 깊이를 지닌 도시. 타이난은 오랜 역사와 미식, 자연을 품고 여행자를 맞이한다.
▶️ 타이난,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타이난은 대만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안핑 지역에 성을 쌓으며 시작된 도시다. 대만 최초의 수도였던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지로 발전해왔다. 지금도 도시 곳곳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츠칸러우(적감루)와 같은 고성은 타이난이 품은 역사의 깊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이다.
▶️ 타이난 대표 명소
타이난 여행의 시작은 자연과 함께하는 ‘쓰차오 녹색터널’에서다. 맹그로브 숲 사이로 뻗은 물길을 따라 작은 배를 타고 유유히 떠나는 시간은 도시의 번잡함을 잊게 한다. 바닷바람을 따라 이동하면 ‘치구 소금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금 결정이 쌓여 만들어진 이 하얀 언덕은 마치 설산처럼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역사적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안핑수옥’을 추천한다. 과거 일본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수옥은 시간에 따라 벽과 기둥을 타고 자라난 나무 뿌리 덩굴로 뒤덮여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근 ‘안핑 올드 스트리트’를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골목과 현대적인 가게가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치메이 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악기, 무기, 조각, 회화 등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하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류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 타이난 여행 필수 코스
타이난은 도시 자체가 박물관 같다. 신농 거리(Shennong Street)는 옛 가옥들이 즐비한 골목으로, 전통 찻집과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밤이면 다양한 야시장이 열려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화남 야시장, 대동 야시장 등에서는 대만 특유의 먹거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2박 3일 일정이면 타이난의 매력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첫날은 치구 소금산과 쓰차오 녹색터널 같은 자연을 둘러보고, 둘째 날은 츠칸러우, 안핑수옥, 신농 거리 등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한다. 마지막 날은 치메이 박물관을 천천히 관람하며 여행을 마무리하는 일정을 추천한다.
▶️ 타이난 미식 탐방
타이난은 ‘대만 미식의 고향’이라 불린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육천우육탕이 있다. 진한 소고기 육수에 부드러운 고기가 듬뿍 들어간 이 요리는 현지인뿐 아니라 여행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소월 담자면은 대만 담자면의 원조로, 얇은 면발과 감칠맛 나는 국물, 돼지고기 토핑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이외에도 타이난의 망고 빙수, 관자 튀김, 오징어국수 등은 꼭 맛봐야 할 별미다. 현지 야시장을 돌며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경험하는 것도 타이난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 타이난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
타이난은 대만의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결을 지닌다. 급하게 달려가야 할 명소가 아닌,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고, 시간을 음미하는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역사와 자연, 미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도시. 짧은 여행이지만, 오랜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5년, 새로운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타이난을 주목해 보자. 화려하지 않아도 빛나는 곳,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도시가 여기 있다. 여행이란 결국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낯선 세계를 통해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이니까.
타이난. 그곳은 오래된 시간이 만들어낸 따뜻한 도시다. 그리고 그곳을 걷는 당신의 발걸음에도, 세월의 온기가 스며들 것이다.
